마음과 행동의 관계
마음이란 수 없이 많은 정보도 놀라울 만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와 같다. 우리는 옆 사람과 대화하면서도 운전하고 거리 표지판을 보면서 라디오에 나오는 가수의 이름을 기억한다. 하지만 마치 컴퓨터처럼 마음은 때때로 정확도를 속도와 다양성과 교환한다. 이것은 조직체계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효과적으로 작동해야 할 정신 활동에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심리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가 모든 사람은 가지각색의 착각과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감정과 사고, 행위에 실수가 하나도 없으면 사람의 행동은 체계적이고 예상할 수 있으며 따분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행동은 분명하게도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사람들의 행동은 우리를 놀라게 하는데 그러한 놀라움은 때로 좋지 않을 시기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기인한다. 일상에서의 정신적인 실수에 대한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일지에 쓰인 예를 통해 확인해 보자.
- 내 차를 타고 외출하려 할 때의 일이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에 장화와 앞치마를 발견했고 나는 마치 늘 해오던 정원일을 하려는 것처럼 그 장화를 신고 앞치마를 둘렀다.
- 나는 생수를 사려고 자판기에 돈을 넣었다. 곧 생수가 자판기에서 나왔고 나도 모르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버렸다.
- 부엌으로 가려고 방을 나서면서 나는 방에 남은 사람과 계속 대화하고 있었음에도 형광등을 꺼버리고 말았다.
만약에 이런 실수가 웃긴다면, 그건 실제로 웃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사람의 본성에 대한 숨겨진 실마리이기도 하다. 예로 설명하자면 생수를 산 사람이 자판기에 “버스정류장은 어디에 있나요?”가 아니라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일화를 살펴보자. 이 사람의 반응은 사실 잘못된 것은 아니다. 되려 사회적 상호작용에 맞는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예들은 사람들이 종종 ‘자동 조종장치’를 따라 행동하거나, 혹은 실제로 생각을 거치지 않고 행동하는 잘 학습된 습관에 기인해서 자동으로 행동하거나, 또는 실질적으로 생각을 거치지 않고 행동하는 잘 학습된 습관에 근거를 두고 자동으로 움직이는 양상을 보인다.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을 때, 이러한 습관이 잘못 튀어나오는 것이다. 윌리엄 제임스(1890)는 습관의 영향이 ‘정신없는’ 자들이 보이는 괴이한 행동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심리학의 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몹시 정신없는 사람들’은 저녁밥을 먹으러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가서는 옷을 하나씩 벗고는 다시 침대로 들어가 버렸다.
제임스는 마음의 실수는 관심을 끄는 것이면서 동시에 교훈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대 심리학에서 마음의 실수를 연구하는 것은 상당히 유용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부서지지 않고 온전한 물건들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작동 방법에 대한 단서조차 남기지 않으면서 움직인다.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들은 정확히 작동하는 한에서는 마치 마술과도 같은데, 어떤 유형의 마술이 그렇게 움직이게 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자동차가 고장이 나고서야 우리는 엔진, 용수 펌프, 그 외의 세세한 부품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들이 같이 작동하여 정상적으로 주행을 이끄는 과정에 대해 알 수 있다. 오류나 실수 고장은 실패나 파괴가 아닌 지식에 이르게 되는 경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매한가지로 오류, 착오, 실수, 그리고 종종 발견되는 수수께끼 같은 인간 행동의 속성을 알아내는 것은 정상적인 정신적 삶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준다, 뇌 수술을 받은 뒤 행동이 와해한 엘리엇의 이야기는 정상적인 판단과 행동을 이끄는 데 있어서 정서가 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심리학은 인간의 경험과 행동에 대해 기초적인 질문을 던지므로 매우 흥미로운데,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 본 세 개의 질문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해당할 뿐이다. 현대의 심리학을 이해하려면 결국 과거의 심리학과도 친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현대의 심리학은 그 뿌리를 철학에 두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 뿌리를 살펴본 뒤 마음을 뇌와 연결해 심리학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발전시키려고 했던 초기의 몇몇 시도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그다음으로는 구성주의자와 기능주의자들로 나뉜 학파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우리 스스로를 알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그리스 철학자들은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이고 기초적인 질문과 싸웠던 최초의 사람들에 속한다.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현대에 와서 심리학자들이 논의하는 많은 질문에 대해 논의했다. 예를 들자면 인지적인 능력과 지식은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경험을 통해 학습되는가? 플라톤은 어떤 종류의 지식은 선천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생득설을 옹호했다. 모든 문화권의 아이들이 소리가 의미를 가지고, 다시 단어로 배열되어 또다시 문장으로 배열된다는 것을 어린 나이부터 알아차린다. 아이는 적절한 곳에서만 배설할 정도의 나이가 되기 전에도 누군가의 가르침 없이 언어의 기초를 습득한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하드웨어에 새겨진 것’ 그러니까 아이들이 날떄부터 가지고 태어난 것인가? 아니라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아이의 경험에 의한 것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이의 마음은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여 그 후 경험에 의해 채워진다고 믿었으며, 모든 지식은 경험을 통해 얻어진다는 견해의 철학적 경험론을 주장했다. 현대에 와서는 생득설이나 경험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심리학자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천성’과 ‘양육’이 행동을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뜨거운 주제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고대 철학자들이 심리학에서 주요한 많은 질문을 분명히 전달하고, 과학적 증명 없이도 놀라운 통찰을 보여줬다는 것은 감탄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과학적 증명 없이 그들의 논쟁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발견했다. 이론을 검증하는 것은 과학적 접근을 위한 첫걸음이며 현대의 심리학에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시작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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